Unexpected

by. spoileralert1







"말도 안돼." 좁은 집 앞 골목 안으로 거대한 투어버스가 아슬아슬하게 들어오는 모습에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엄밀히 말해 그 집이라는 것이 토미의 집은 아니었다. 함께 부대껴 살고 있는 두 명의 친구라는 녀석들은 투어버스가 도착하자 환호성을 질러댔다. 물론 처음보는 투어버스가 신기하다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세 명이서 부대끼던 좁아터진 자취방에서 드디어 한 명이 몇 달만이라도 나가준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격스러웠다라고 하는 편이 보다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어쨋든, 다시 버스로 돌아와서, 골목을 차지한 그 투어버스는 진짜 상상이상으로 빌어먹게 거대했다. 여러 콘서트장에서 투어버스를 본 적은 있었지만, 직접 타 보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다. 발걸음을 떼려는 순간 그 투어버스 뒤로 또 다른 투어버스가 들어오고, 또 그 뒤로 들어오고, 마지막인 듯 보이는 한 대가 더 들어왔다. 가장 처음에 도착해 있던 버스의 문이 열리고, 즐거워 죽겠다는 듯 큼지막한 미소를 가득 띄운 채 아담이 버스에서 걸어 나왔다. 그의 푸른 가죽 자켓과 검은 아이라인, 그리고 머리는 꼭 폭풍이라도 맞은 마냥 한쪽으로 거칠게 스타일링 되어 있었다.

"어때, 토미?" 등 뒤로 자랑스럽다는 듯 손가락으로 버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미 앞으로 있을 투어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가득차 있었다.

"처음 투어 때보단 뭐 괜찮은 것 같네." 발 밑에 내려놨던 더플백을 손에 쥐어 어깨에 걸쳐매며 조용히 대답했다.

"괜찮은 정도가 아니야. 이번 투어는 진짜 어마어마할거야, 분명. 난 지금도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린다니까." 토미에게로 걸어와 어깨에 팔을 두르며 완전히 들떠서는 아담이 줄줄 말을 내뱉었다. "드디어, 토미. 드디어 시작이라고!" 어린 아이처럼 이것저것 흥분에 겨워 눈을 빛내는 아담의 모습에 얕은 웃음을 내뱉으며 토미는 첫번째 버스를 향해 걸어갔다.

"Oops, boy. 그쪽이 아니라 이쪽." 아담이 웃으며 토미의 어깨를 끌어당겼다. "이 쪽이 네가 탈 버스야." 첫번째 버스 쪽으로 걸어가는 토미의 몸을 돌려 세우곤 두번째 버스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뭐? 너랑 같이 타는 거 아냐?" 조금 당황해서는 물었다. 지금까지 준비기간 내내 토미 자신은 아담의 버스에 탈 것이라 항상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아담이 토미와 같은 버스를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말같은 건 들어본 적도 없었기에 지금 이런 그의 행동은 토미에겐 믿겨지지 않는 것이었다. 왜 아담의 버스에 타면 안되는 건데? 토미는 그와 같은 버스에 오르길 바랬다. 이건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어째서 안되는건데? 도대체 왜-  

"Nope, 넌 몬테랑 롱기뉴랑 캠과 같이 탈거야. 그리고 알리슨네 밴드 녀석들이랑." 아담의 즐거운 듯 말하는 목소리에 가던 걸음을 갑자기 멈추곤 그 자리에 우뚝 서버렸다.

"그럼 너랑은 누가 타는데?" 고집스럽게 그 자리에 서서 아담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커다란 갈색의 눈동자는 버려진 강아지마냥 상처받은 채 풀이 죽어 있었다.

"난 어시스턴트들이랑, 댄서들과 함께 타." 토미의 어깨에서 팔을 풀어내고 토미의 앞으로 다가와 대답했다.

"우린 두번째 버스에 밀어넣어놓고 그 녀석들은 첫번째 버스라고?" 토미는 속에서부터 치미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아담과 같은 버스를 타지 못할 이유같은 건 어디에도 없었다. 침대가 없어도 괜찮았다. 쇼파 위에 웅크리고 자면 그만이었고, 쇼파가 안된다면 버스 구석도 상관없었다.

"어.. 맞는 말이긴 한데, 토미, 뭐가 불만인거야? 같은 버스를 탈거라는 말은 한 적 없잖아."

"Well, 그런 말은 한 적 없지만, 그래도.. 그래도 난.. 난 너라면 당연히 같은 버스에 타길 원할 거라고 생각해서.. 그러니까, 내 말은.." 그리고 토미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헛기침을 내뱉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한거야, 지금. 아담의 버스에 타기를 원하고는 있지만, 그건 그냥.. 그러니까 내 말은.. 아담은 재밌으니까, 함께 있으면 재밌으니까 같은 버스에 타고 싶다는 거라고? 아담은 항상 최고의 시간을 만들어주니까. 어.. 뭔가 좀 어감이 이상하긴 한데, 젠장 그냥 잊어버려.

토미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아담이 시선을 낮춰 조금 망설이듯 아랫입술을 깨물곤 말을 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따뜻했다.

"Okay, 들어봐, 토미. 네가 원한다고 해서 지금 당장 널 내 버스로 옮겨줄 순 없어. 다른 녀석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도 않고 무엇보다 내 노래가 아닌 버스 배정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팬들의 말은 듣고 싶지 않거든." 신중한 아담의 말에 방금 전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경솔한 짓이었는지 생각하자 부끄러움에 시선을 마주할 수 없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아담의 곧은 그 시선만큼은 여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럼 한가지 약속하자. 지금부터 몇 주 동안만 알리 밴드 녀석들과 함께 지내. 그리고 몇 주 뒤에, 흐음, 아마도 한달 뒤쯤엔 내 버스로 옮겨도 괜찮을거야. 할 수 있지?" 아담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하듯 말을 건내며 다정한 손길로 토미의 머리를 헝끄러뜨렸다.

쉽사리 풀리지 않는 불만에 조금 입술을 비쭉였지만 애정이 담긴 따뜻한 아담의 손길에 머리를 부볐다. "알았어." 그리고 토미는 그 약속을 받아들였다.

"좋아, 그래야 내 glitterbaby지." 아담의 입가에 다시금 미소가 떠올랐다.

두번째 버스의 운전사가 걸어나오며 토미의 여행 가방을 버스 옆 짐칸에 싣기 시작했다. 등 뒤로 다른 버스들이 시동을 거는 소리가 들리고 아담은 고개를 돌려 첫번째 버스를 바라봤다.

"그럼 이제, 난 가봐야겠다. 문자해, 알았지?" 허리를 숙여 토미의 입술 위에 짧게 키스를 남기고 시선을 맞추며 웃어보였다.

"Okay." 토미도 따라 웃으며 발게진 볼을 들킬새라 고개를 숙이고 아담이 절대 눈치채지 못하게 해달라고 속으로 기도했다. 버스 쪽으로 몸을 돌려 투어버스의 문 앞에 조금 망설이듯 서 있자, 누군가 안그래도 없는 엉덩이를 찰싹 때리는 느낌에 반사적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담!" 반은 진심으로 반은 웃음으로 뒤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좋으면서는." 아담이 혀를 내밀며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그만 꾸물거리고 버스에 타. 네 생각만큼 녀석들 인내심이 길진 않을테니까."

"Yeah, yeah, yaeh." 충분히 알아 들었다는 듯 아담을 향해 손을 내저으며 버스에 올랐다. 다른 멤버들과 인사를 나눈 후, 손에 들고 있던 더플백을 쇼파 옆에 내려놓고 랩탑을 꺼내 전원을 연결시키려하는 순간 휴대폰 진동에 바지 주머니에 들어있던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했다.

To: TommyJoe
From: AdamL

말하는 걸 깜빡했네. 내 침대는 혼자 자기엔 너무 넓더라. ;)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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