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me be your teddy bear

by. wenchpixie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조차 아담은 기억할 수 없었다. 아마도 목요일?일 것이라 예상했다. 이 몇 주 사이에 지구에 존재하는 데이트 라인이란 라인들은 다 넘어다닌 것 같았다. 하루가 30시간인 적도, 10시간인 적도 있었고, 심하게는 똑같은 시간이 반복된 적도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날짜를 기억하는 걸 포기해 버렸다. 어차피 그에게는 기억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스텝들이 알아서 그가 있어야 할 시간에 있어야 할 장소로 데려갔고, 그는 그저 TV 쇼에 출연해 두 눈과 입만 깨어있으면 되는 것이었다. 어느 한편으론 뭐 그닥 기분나쁜 일인것만도 아니었다.

그가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까지는 4시간, 또 다시 메이크업을 받고 의상을 갈아입기까지는 3시간이 남아있었지만, 그건 뭔가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고, 반송장처럼 가만히 앉아있기에는 너무나 지루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잠을 잘 기분도 들지 않았고, 체육관이든 쇼핑몰이든 어디든 밖으로 나가기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지쳐있었다. 이도저도 못하고 호텔룸에 박혀있어야 하는 신세에 괜히 눈 앞에 보이는 침대만 신경질적으로 걷어찼다.  

"거친 락스타 이미지도 나름 괜찮은데? baby boy."

아담은 순간 이대로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토미는 언젠가는 분명히 노크도 없이 벌컥 벌컥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 습관때문에 땅을 치며 후회할 날이 올것이라 그는 확신했다. 오늘처럼 자위조차 귀찮을 정도로 지쳐있지 않은 날엔 반드시.

"원래 스타란게 쭈글탱이가 될때까지 TV쇼에 얼굴 내미는 직업 아냐?" 토미는 커다란 침대 위로 풀썩 쓰러져 누우며 손발을 쭈욱 뻗어 기지개를 켰다. 그는 여전히 다리에 딱 붙는 검은 스키니를 입고 있었고 아이라인은 이미 번질대로 번져 있었다.

아담은 뒤늦게서야 느껴지는 발가락의 통증에 얼굴을 찌푸렸다. 딱딱한 침대와 맨발이라는 건 어울리기엔 좋은 궁합은 되지 못했다. "그건 기획사 쪽에서 밀어줬을 때의 얘기고, yeah, 동전 한푼까지 내 지갑에서 털리는 걸로 봐선 잘 모르겠다." 피곤이 잔뜩 묻어나는 한숨을 내쉬며 토미의 옆으로 다가가 그 옆에 드러누웠다. 이 상태로 숨을 멈추고 잠깐 기절이라도 할 수 있다면 2시간 정도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우으으으윽" 토미의 두 손이 등을 돌리고 누운 아담의 목을 부드럽게 주물렀고, 그건 생각지도 못하게 기분좋은 것이었다. 아마도 잠깐 동안은 눈이라도 붙이며 토미를 이 곳에 붙잡아 두는 게 혼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있는 것보다야 훨씬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바쁜 스케쥴과 매일마다 바뀌는 낯선 잠자리에 편하게 눈을 붙여 본 날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고, 그럴 때에 익숙하게 다가오는 사람의 온기는 정말로 반가운 것이었다.

몸을 돌려 토미를 마주보고 두 팔을 그의 허리에 두르고 힘껏 끌어 당겨 품에 안았다. 그의 몸은 아담이 안기에 자로 잰듯 딱 좋은 사이즈였고, 그는 아담의 턱 아래에 고개를 파묻고 엄마 품에 안긴 아기처럼 가슴에 폭 안겨왔다.

"조금 자둬." 아담은 이대로 토미를 감싸 안은채로 뭘하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 생각의 고리를 계속 연결시키기에 토미의 몸은 너무나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토미는 조금 몸을 뒤척여, 보다 편하게 자세를 바꾸고 아담의 쇄골에 코끝을 부볐다. "나 지금 당신의 곰인형이 된건가요, Mr. 램버트씨?" 그는 몸을 뒤로 뺀다거나, 밀어내거나하지 않았고, 아담이 생각하기에 그 또한 지금 이 상황이 맘에 든 것같아 보였다.

"아마도." 샴푸향이 은은히 배어있는 토미의 머리카락 위로 얼굴을 묻고 작게 호흡을 내뱉었다.

"좋아, 너무 세게 끌어안지만 말아줘." 아담은 볼수는 없었지만 피부에 와닿는 토미의 미소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강하게 토미를 끌어안고, 그의 머리위에 살며시 입맞추고 깊은 한숨과 함께 잠에 빠져들었다.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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