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le, though your heart is aching

by. maggy_97







공연이 끝나고, 오프 타임이면 아담은 언제나 바를 향했다. 그가 그 곳을 가는 이유를 토미는 알고 있었다. 모두가 알고 있었다. 아담은 숨기려 하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가 직접 말했다는 것 또한 아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그의 얼굴에 떠오르는 환한 미소와 긴장이 풀린 표정을 본다면.. 토미는 알 수 밖에 없었다.

그를 탓할 수는 없었다. 그의 하루는 피곤과 스트레스로 가득했고, 가끔씩은 누군가와의 잠자리를 필요로 했다. 비록 그것이 그의 남은 힘을 앗아가는 것이라고는 해도, 남자라면 누구든 원하는 것이 아니던가. 아담은 그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 그 방법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멋지고 귀여운 녀석들은 항상 그의 관심을 받고 싶어했고, 그는 그저 하룻밤을 위해 그 중 한명을 선택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토미는 아담이라면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담은 외모 뿐만이 아니라, 마음 또한 빛이 나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는 지금까지 토미가 만나본 사람들 중 가장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아담이 행복하다면 웃을 수 있었다. 적어도 그것이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건 이유가 아니었다. 아담이 웃으면, 함께 웃을 수 있었다. 아담은 그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한명이었고, 함께 웃는 것 외에 친구에게서 더 이상 뭘 바랄 수 있겠어? 공연이 끝나고 아담이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할 때면, 웃었다. 아담이 굿나잇이라고 말해주며 손을 흔들어 줄때면, 웃었다. 가끔씩은 같이 가면 안될까를 묻곤 했지만, 그는 언제나 거절했다. 그 곳은 아담만의 시간을 위한 공간이었고, 게이바에 있는 스트레잇 친구로 인해 그만의 시간을 방해받을 수는 없었던 거다. 아담이 그를 걱정할 것은 당연했다. 토미는 알고 있었다. 그럴 필요없다고 말했지만,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것이 아담이었다. 언제나 친구들을 걱정하며 자그만 하나 하나에까지 신경써주는. 그리고 그 사실이 토미를 웃게하는 또 다른 한가지 이유였다. 호텔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아 잠이 드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그는 항상 아담을 생각했다. 한 손에 술잔을 들고, 웃으며 춤추는, 즐거워 하는 그를. 그리고 그 밤이면 항상 다른 녀석들이 그의 곁에 있을테지만, 토미의 마음은 그에 대한 생각은 한 조각이라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그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 클럽에서의 밤 후에 아담이 그들 중 한 녀석과 무엇을 할지에 대한 생각은 어떻게 해서도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토미는 아담이 즐겁다면, 웃을 수 있었다.  



가슴이 아파도 웃으세요
눈물이 흘러도 웃으세요
하늘 위로 구름이 어둡게 가라앉아도




다음 날 아침, 아담의 웃는 얼굴을 보았을 때, 그건 지난 몇 시간 사이에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생각하지 않으려 몸부림치는 그를 잔인하게 짓누르고 모든 걸 상기시켜 놓았다. 할 수 있는 거라곤 가슴 위로 또아리를 트는 이 아픔이 그저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아담의 그 미소는 전염되어, 토미는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그를 향해 미소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 통증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손에 닿을 수도 없이 그의 깊은 곳에서부터 느껴지는 이 쓰라림을 막을 수가 없었다. 만약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다면, 그건 질투라고 불리는 감정일 것이다. 하지만 그건 있을 수 없었다. 그는 사람들을 미워할 수 없었으니까. 지금까지 단 한번도 누군가를 질투해 본적 없었고, 지금부터도 여전히 그래야 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다짐했다. 그럼, 이 감정은 대체 무엇을 향한 것일까. 그들은 친구일 뿐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지난 밤의 기억을 이어놓는 아침이면 항상 아담의 미소에 미소로 답했다. 그리고 그 동시에, 이제는 익숙해진 새까맣게 타버린 뱃속에서부터 솟아오르는 망가져버린 감정이 아침을 맞아 들였다. 누군가 수십개의 바늘을 들어 그의 심장을 들쑤셔대는 것만 같은 그 아픈 감정이, 계속, 계속해서. 또다시 계속해서. 차라리, 차라리 심장을 없애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했고, 아무말없이 받아드릴 수밖에 없었다. 아니,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아담은 행복해 보였고, 그렇기에 그는 웃었다. 아담이 행복하다면, 그런거라면 그도 행복할 수 있었다. 이런 게 우정이라는 거잖아, 안그래?



아픔과 슬픔에도 웃으세요
웃으며 다가올 내일을 기다리세요
당신은 반짝이는 햇빛을 볼 수 있을거예요
당신을 위한 선물




그렇다고 해서 그가 아담을 피하거나, 그에게서 도망친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의 시선을 마주 바라볼 수 없었고, 필요이상의 말은 할 수 없었을 뿐이었다. 그게 어떤 의미를 가진 건 아니잖아, 안그래? 그 밤 이후의 공연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담의 평소보다 더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놓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보란듯이 활기가 넘쳐 보였으니까. 그를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그 모습을 피할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토미는 알고 있었다. 아담의 얼굴 가득 씌여진 지난 밤의 기억들에 의해 필요 이상으로, 이 이상으로 심장에 바늘을 박아둘 필요는 없다는 걸. 그렇기에 피했다. 그가 의심하지 않을 그 선 안에서.

물론, 무대 위에서 토미는 그와 함께 공연을 한다. 그 곳에서의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건 일의 한 부분이었고, 일에 있어서만큼은 프로였으니까. 그의 손길과, 그의 온기와, 그의 키스. 언제나처럼. 그는 언제나 달랐지만, 토미에겐 언제나 같았다. 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건 현실이었으니까. 단지 빈 껍데기일 뿐인 현실이었다. 그 곳엔 그 어떤 의미도 담겨있지 않았다. 쇼의 일부분일 뿐이었고, 아담이 이끌어가는 게임의 한 부분일 뿐이었다. 토미는 그 안에서 그의 역할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밤이 올때면, 항상 그 게임에 끌려 들어갔다. 만약 그 게임에 항복해 버린다면, 그의 심장은 산산조각나 더 이상 기능을 할 수 없을 터였다. 무대 위에서가 아닌 곳에서까지 그를 원함에 미쳐버릴까 두려웠다. 단 한번만이라도 뜨겁게 무대 위를 달구는 조명이 없는 곳에서, 그의 얼굴에 화장이 없는 그 곳에서, 그의 입술을 느껴보고 싶었다. 공연 후의 아드레날린과 흥분으로 들떠 있지 않았을 때의 뺨에 와 닿는, 머리에 와 닿는 그의 손을 느껴보고 싶었다. 수천 명의 눈동자가 그들을 주시하고 있지 않을 때의, 그의 강한 품에 안겨보고 싶었다. 그리고 또다시 아담의 지난 밤에 대한 기억들이 머리 속으로 파고 들어 왔다. 그리고 조금 궁금해졌다. 아담의 기억 속에, 그를 미소짓게 만드는 그 사람이 자신이라면, 그때에도 아담은 지금처럼 웃어줄까. 하지만 아니라면, 그가 웃어 주지 않는다면, 그 아픔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었다. 그럴거라면 차라리 그의 시선을 피하고, 무대위에서의 역할에 충실하는 편이 훨씬 나았다.



행복함에 웃으세요
슬픔의 흔적은 숨기세요
눈물이 타고 흘러도 웃으세요




공연이 끝나고, 가끔씩은 흐르는 눈물에 베게 위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끼기도 했다.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다. 들킨다한들 그건 아무 의미없는 일이었다. 그 한사람이 아니고서는. 그리고 그 한사람은 앞으로도, 그 앞으로도 영원히 모를 것이다. 토미는 절대 얘기하지 않을테니까. 아담이 행복하다면 그걸로 된거였다. 그것만이 토미에게 있어 중요한 단 한가지 사실이었고, 아담은 그의 가장 친한 친구였기에, 그 이상의 어떤 것도 바랄 수 없었다. 그는 이미 아담의 밴드에 오디션을 보러 간 날, 가장 큰 선물을 받았고, 그 이후로 만든 모든 추억들은 그 무엇으로도 값을 매길 수 없는 소중한, 아담이 준 선물이었다. 그는 정말 잘 알고 있었다. 아담을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에겐 큰 자랑거리였다. 아담 또한 그렇게 말해줄 것임을 알고 있었으니까. 한 순간의 망설임조차 없이. 그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었다. 하루 하루가 너무나 소중해서 단 1초도 잊고 싶지 않았다. 그와의 마지막 순간이 올때까지. 그렇기에 이대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그와의 우정은 영원할테니까. 그리고 지금 계속되는 이 심장의 아픔은, 그 쓰라린 감정은 언젠가는 사라질 테니까. 아니, 그래야만 한다. 그러니까 그때까지는, 그때까지는 그저 웃고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웃어보세요
웃으세요 눈물은 아무 의미 없잖아요
웃으면 당신의 삶은 행복해 질거예요

웃기만 한다면요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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