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at goes on

by. janescott







맘은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어쨋든 따라가기로 결정했다. 네 친구들은 이미 생일 파티에서 만나봤던 게 아니냐고, 아담에게 몇 번이나 이야기하려 했다. 하지만 - "그때와는 달라, 토미. 가면 알게 될거야. 그들만이 전부는 아니니까."  머리 위로 티셔츠를 내려입으며 아담이 욕실에서 나왔다.

침대에 누워있던 그대로 몸만 굴려 턱을 괴고 아담을 바라봤다. 턱아래 가만히 놓여있던 손가락이 셔츠 아래로 덮히는 아담의 피부를 만지고픈 욕망으로 순간 시트를 꼬옥 움켜쥐었다.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니었다. 이런 관계가 이루어지게 된지는.. 지금도 '남자친구'라는 말은 세상에 태어나 먹어본 적도 없는 음식의 맛을 느끼는 것만큼이나 낯설었다. 단 한번도, 어느 누구에게도 사용하지 않았다.

나갈 준비를 하는 아담을 바라보면서 토미는 궁금했다. 지금까지의 여러 오해와 실수, 멍청한 짓들. (영국에서 돌아온 뒤에 아담이 드레이크와 관계를 가졌던 일, 델미에게 돌아가고자 했던 병신같은 생각은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 후, 두사람의 이 관계가 시작되었다.

확실히 두 사람의 삶은 이상할 정도로 너무나 급히 얽혀 들어갔다. 그리고 지금, 토미는 자신의 곁에 아담이 없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어쨋든, 오늘은 그의 친구들. 거울 앞에 서서 눈 위로 정교하게 움직이는 아담의 손이 보이자 불만에 양 볼을 부풀렸다. 아담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언제나 자신은 초라해진다. 어린아이가 어른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 처럼. 그들의 대화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소재는 친구들, 가족들간의 이야기인데다가 주제는 1분 1초를 번갈아 계속 바뀌기 일쑤여서 토미는 도저히 이해할수도, 그 속도를 따라 잡을 수도 없었다.

게다가 그 날엔 한 방 안에 같이 있어 저 정도였지만, 오늘은 밖이다. 밖으로 나가면 그 수많은 사람들의 무리와 어떻게..

토미는 침대에 걸터 앉아 다리를 앞뒤로 흔들며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아담이 거울 위로 눈을 맞추며 말해왔다. "준비 됐어? 분명 너도 맘에 들거야."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꾹 목구멍 뒤로 집어 삼키며 그저 웃어보였다. : 아담의 기분이 너무 좋아보여서. 그 어떤 이유로라도 그의 기분을 망치는 짓만큼은 두번다시 하고 싶지 않았다. 아담에게 다가가 그의 허리에 두 팔을 두르고 품에 안겨, 예쁘게 화장한 얼굴로 올려다봤다. 토미의 입술이 빛에 반사되어 촉촉히 반짝이며 빛났다. 그 반짝임의 맛이 궁금하지 않냐는듯 그렇게 키스해달라 유혹했다. 키스 하나에 오늘 밤이 끝나지는 않을테니까..

"Yeah, 준비됐어. 이제.." 입술로 위로받았으니까 "나가자."

"재밌을거야, 약속할게." 마치 토미의 머리속을 들여다 보고 차마 내뱉지 못했던 그 말에 대답해 주듯 아담이 말했다. 토미의 아랫입술을 엄지로 가만히 어루만졌다. "내 친구들일 뿐이야. 누가 보면 전쟁이라도 터진 줄 알겠어.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돼. 분명 재밌을 테니까."

아담의 차에 오를때 까지도 그의 손가락이 입술에 머물고 있는 것만 같았다. : 천천히 멀어져가는 메아리의 울림처럼.

재미라고? 그래, 물론 재밌겠지.

클럽에 도착해,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재미'라는 단어는 더이상 토미의 머리속엔 들어있지 않았다. 아담과 브래드가 함께 춤추는 걸 보고 있어야하는 이상, 건너편 테이블에서 소리치는 마커스의 음담패설뿐인 농담들이 들려오는 이상. 그냥 저건 춤일 뿐이라고 계속해서 되뇌었다. 앞에 놓인 잔을 들어 한번 쭈욱 들이키자 얼음이 이빨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아담의 가슴 위로 브래드의 등이 유혹하듯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브래드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뒤로 젖히자 아담이 고개를 숙여 기대오며 귓가에 뭔가를 속삭였다. 그리고 울려대는 음악소리에 맞춰 빌어먹게 꼴도 보기 싫을 정도로 몸을 겹쳐 춤추기 시작했다.

마커스로부터 "첩"이라는 단어가 들렸지만 못들은 척 눈을 돌렸다. 그 말에 다니엘과 알리슨이 더욱 열을 내며 동시에 마커스에게 소리쳤다. 대부분의 말들은 너무 빨라 토미의 귀에 들리지 않았지만, 다니엘의 "개자식"과 알리슨의 "썩어빠진 놈"이라는 말은 들을 수 있었다.

하아, 한숨을 내쉬며 토미는 손을 들어 흘러내린 앞머리를 걷어 올리고 테이블 위로 미끄러지듯 엎드렸다. 모든 감각과 의식이 댄스플로어에 있는 아담과 브래드에게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그 쪽으로는 그 이상 시선조차 두지 않았음에도. "난 그런적 없어." 마커스에게 말했다.

"뭐라고?"

"난 두번째따위는 싫다고. 그 뿐이야."

마커스에게 딱 잘라 말하고 시선을 다시 돌리자, 다니엘과 알리슨의 잔소리가 다시 시작 된 듯 했다. 첩이라고?.. 알게뭐야 젠장. 테이블 위에 놓인 술잔의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덧그리는 동안 시선은 어느 순간부터 또다시 댄스플로어의 아담을 찾고 있었다. 노래가 바뀌었다. - 조금 더 느려진. - 브래드가 아담을 향해 돌아서자 아담의 손이 그의 작은 등을 미끄러지듯 감싸안았다.

창자가 죄다 비틀리는 것만 같았다. 머리속은 온통 질투로 가득차 멀미가 날 것만 같았다. 마커스의 말이 귓가에 자꾸만 맴돌았다. 그가 나쁜 놈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언제나 방관하듯 있는 자신을 걱정해 하는 말인 것도 잘 알고 있다. 아담의 친구들이 아는 한에서는 토미는 최근까지 스트레잇이었을 테니까, 자신을 '첩'이라고 부르는 것은 마커스가 생각하기에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해서 지금 바로 자신의 연애사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고 해명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고개를 들어 다시 아담을 쳐다보자 브래드의 머리 위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아담의 눈과 마주쳤다. 현란한 불빛에 그의 얼굴이 빛나고 입술은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미소지었다. 토미도 웃었다. 거의 반사적으로. 꼬였던 창자가 조금 풀어진 느낌이었다. 마커스에게 해야할 말이 무엇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토미는 아담의 친구들처럼 예리하다거나 눈치가 빠르지 못했다. 이 룸 안에서 그 어느 누구보다 아는 게 많다고도 전혀 주장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것을 토미는 알고 있었다. - 브래드와 춤을 추는 아담을 보며 느끼는 이 감정 ; 단 일인치의 틈도 없이 붙어있는 듯한, 마치 애인 사이인듯 보여지는 그 모습. 하지만 토미는 그 안에서 그리움 비슷한 것을 느꼈다. 단지 먼 곳에서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지만. 그리고 아담의 손이 맨 살결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일 때마다 솟구치는 그 느낌. 그것만큼은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었다. 토미는 아담으로 인해 생겨나는 이 감정들에 대해서라면 천가지라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잔에 남아있던 술을 한번에 목구멍으로 털어넣고 - 위스키의 뜨거움이 목 안에 느껴졌다 -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토미가 해야할 전부였다. "난 첩이라든지 될 생각 없으니까 걱정마, 마커스." 부스를 나가기 전, 마커스의 어깨를 꽈악 쥐었다 놓으며 알리슨과 다니엘에게는 스쳐가듯 미소를 보냈다. 자신은 괜찮다고. 그리고 댄스플로어로 향했다.

토미를 뒤따라 다니는 수많은 말들 - 락커, 기타리스트, 베이시스트, 무시무시한 문신, 염색한 머리카락 등등 그게 뭐든지 간에, 그 모든 것들은 아담의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아담의 앞에서는, 토미는 그냥 토미일 뿐이었다. 그저 자신일뿐. 몇 년이라는 세월 동안, - 그리고 수많은 여자들, 수많은 남자들을 스쳐갔을 동안 - 이런 편안함과 행복, 즐거움이 동시에 찾아온 적은 처음이었다.

브래드와 아담이 있는 곳에 다다르자, 질투심이 또다시 치솟아 올라왔다. 하지만 브래드의 등에 손을 내려놓자 감정이 사그라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정확히는 브래드의 등에 놓인 아담의 손 위에 닿았을 때지만. "Hey, 이제 충분하잖아?"

아담으로부터 브래드가 한 걸음 물러섰다. 그는 아담을 올려다 보며 그 뺨에 키스를 남기고 토미에게 말했다. "Yep. 그는 네꺼니까. 난 마커스에게나 가봐야겠다. 이런게 바람피다 걸린 기분이라고 하는 걸까나."

브래드가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며 서있자, 아담이 자신을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두 손을 들어 아담의 허리를 끌어 안았다. 아담의 손이 토미의 작은 등을 감쌌다. 아담의 어깨 위로 이마를 가만히 가져다 대었다. 또다시 음악이 바뀌었다.: 조금 더 빠른 템포의 곡으로. 하지만 토미는 아담에게 기댄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 귓가에 아담의 심장소리가 울렸다. 아담의 손이 위로하듯 등선을 따라 아래 위로 어루만지며 움직였다. 조금 울고싶어 졌다.

"미안." 고개를 숙여 토미의 귀에 작게 속삭였다. "오랜만이라 너무 열중해버렸어. 괜찮아?"

조금 아담에게서 떨어져, 고개를 들고 아담의 목 뒤로 두 팔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조용히 끌어당겨 그의 입술에 천천히, 깊게 입맞추었다. : 음악 소리가 크게 울리기 시작하고 두 사람 주변으로 사람들이 움직여왔다.

"Yeah." 입술을 떼어내고 막힌 호흡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괜찮아."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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