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ure of habit  (for. 체리 님)

by. -







가슴 앞을 콕콕 찌르는 느낌에 아담은 잠에서 깨었다. 사실 그건 찌른 다기보단 다소 무딘 느낌에 가까웠다. 망설이는 듯한 움직임. 마치 그가 깨나 안깨나 실험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굉장히 조심스러웠고, 톡 건들렸다 떨어지는 손끝엔 약간의 경계심까지 묻어 있었다. 이 행동의 주인이 누구인지 아담은 알고 있었다. 잠에 취한 두 눈을 뜨자, 바로 눈앞엔 그를 빤히 내려다보고 있는 커다란 갈색 눈동자의 사랑스런 얼굴이 있었다. 그는 최근 들어 이렇게 잠에서 깨어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야 이른 아침부터 알람시계의 고막을 찢어내는 그 불쾌한 소음보다야 몇 백배는 나았으니까. 몸을 일으켜 세우고, 그의 움직임에 살짝 뒤로 물러나 앉는 소년을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Good morning, 토미.” 조금 느리게,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으로 아침 인사를 건넸다.

소년은 갸우뚱 고개를 기울였다. 밤새 흐트러진 긴 블론드의 머리칼이 이마와 콧잔등 위로 쏟아져 내렸다. 그의 표정으로 보건데, 모르는 사람이라면 마치 깊은 생각에라도 빠진 것 같아 보일 것이다. 연한 분홍빛의 입술이 살짝 벌어지는 사이로, 그는 웅얼거렸다. “...후응.”

아담 또한 그 이상의 제대로 된 대답을 기대했던 것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토미를 처음 발견했을 때, 그는 이미 소년이 많은 것들을 말할 수 없음을 배웠고, 인간다운 행동들에 대한 이해 또한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토미를 관찰하는 건 흥미로운 일이었다. 길들여지지 않은 아름다운 피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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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이 토미를 발견했던 건, 최근 새로 배치된 연구실에 틀어박혀 일하는 동안의 일이었다. 창문 바로 옆으로 있는 골목에서부터 쨍그랑 유리 깨지는 소리가 들린 찰나, 쓰레기통이라도 쓰러진 건지 커다란 소음들이 연이어 들려왔었다. 처음 그는 별거 아닌 듯 무시하려 했다. 도둑고양이 녀석들이 쓰레기통이라도 뒤지는가 보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이어 이어진 소리는 고양이의 울음소리와는 전혀 동떨어진 것이었다. 고통스런 신음 소리와 애처로운 울먹임. 그리고 창밖을 내다 봤을 때, 골목 구석으로 보이는 건 잔뜩 웅크리고 있는 뭔지 모를 커다란 생물체였다.

그대로 연구실 밖으로 나오기 까진 몇 분도 채 걸리지 않았고, 그는 곧바로 골목 구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생물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천천히 다가갔다. 물론 조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가까이서 본 그 모습은 인간이었다, 인간 남자. 두 눈은 질끈 감겨져 있었고, 두 무릎을 가슴 앞으로 싹 오그려 붙인 채였다. 그때의 아담의 의견으로 보자면, 그건 말랐다고 하기에도 어폐가 있을 정도로 삐쩍 꼴아 있었다. 게다가 도대체 인간의 형체를 알 수 없을 만큼 더러웠다. 얼굴과 목은 먼지로 뒤덮여 있었고, 검댕과 온갖 잡털들이 다 묻어 있는 머리칼 사이로 힐끗 블론드가 내비쳤다. 갈라진 손톱 사이는 진흙투성이였고, 팔이고 다리는 나무 아니면 돌에 이리저리 긁혀댄 것인지 작은 자상들이 수두룩했다. 그리고 그가 입고 있는 옷은.. 이걸 대체 옷이라고 불러야 할지 포대자루라고 불러야 할지 아담은 알 수 없었다.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다 헤어진 회색의 긴 셔츠는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여기저기 찢어진 구멍 투성이였다.

대체 어디서 온 거야? 아담의 첫 번째 물음이었다. 설마 숲 속인가?

아담은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아, 소년의 가는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몸을 흔들어 본다거나 등등의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솔직히는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 소년은 마치 아담의 손으로부터 느껴지는 온기에 화상이라도 입은 것처럼 그 즉시 후다닥 몸을 떼어냈다. 토미, 물론 그때 당시에는 이름조차 몰랐던 그 소년은 덜덜 떨리는 손과 발을 필사적으로 움직여 단단한 벽 앞에 바싹 등을 갖다 붙였다. 그의 두 눈은, 사라진 눈꺼풀 아래로 드러난 동그란 짙은 갈색의 두 눈동자에선 초콜렛 향이 느껴질 정도였다(아담의 말을 빌리자면, 순간 빨려 들어갈 정도로 깊고 선명했다). 길고 긴 속눈썹 아래로 올려다보는 시선은 순수한 호기심과 함께, 경계심과 두려움으로 잔뜩 털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건 마치.. 꼭 고양이 같아, 아담은 저 혼자 결론을 내렸다.

“해치려는 게 아냐,” 그게 아담이 처음으로 토미에게 꺼낸 말이었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안심시키며, 두 손을 들어 올리고 손바닥을 보임으로 그를 진정시키려 했다.

토미는 입술을 꾹 다물고 조용히 으르렁거렸고, 몸 앞으로 단단히 두 팔을 둘러 감았다. 지금까지 살아본 결과로 보건데, 이 상황을 피하고 싶었다면, 아담은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을 것이다. 다치고 싶지도 않았고, 이 이상 피곤한 일들은 사양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는 남아있었다. 토미를 이런 곳에 혼자 내버려두고 떠날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눈앞의 상대가 타인의 도움을 누구보다 필요로 하고 있을 때엔 더욱.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 아담은 코앞에 멈춰섰다. 토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무겁게 호흡을 내쉬며, 가슴 앞으로 끌어안은 다리가 덜덜 경련할 정도로 긴장해 있었다. 마치 아담이 당장이라도 공격해 올 것처럼.

손을 뻗자, 토미는 그 즉시 고개를 훽 돌리고 움찔 몸을 떨었다. 하지만, 아담이 한 거라곤 토미의 거칠고 먼지로 더러워진 뺨을 살짝 쓰다듬는 것뿐이었다. 토미의 두 눈이 놀람으로 깜박이고, 그의 표정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불확실했다.

“아.. 움..” 그는 웅얼댔고, 아담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을 보여야할지 갈팡질팡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덤벼든다 해도 전혀 무섭지 않을 만큼 약해 보였다.

토미가 조금 앞으로 몸을 내미는 걸 아담은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아담의 가까이 고개를 내밀고 작게 킁킁거렸다. 그 모습은 마치 그가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냄새로 확인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이거 진짜 고양이인거 아냐?, 아담은 저 혼자 생각에 큭큭 웃음을 터뜨렸다.

“이름, 물어봐도 될까?” 토미가 그의 말을 이해했을 거라는 건 그닥 확신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우선은 물어보았다.

하지만 그는 아담의 물음을 이해한 듯 보였다. 그의 동그란 두 눈이 아주 조금 커졌다. “우음.. 아,” 토미는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훔.. ㅌ..-히,” 작게 속삭이는 목소리는 거의 사용해 본 적 없는 사람의 것처럼 희미하고 거칠었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눠 본적도 없는 건가?

“토-히?” 아담은 되뇌었다. 메아리처럼 계속이고 머릿속에 울려대는 그 소리가 ‘토미’라는 이름과 비슷하다는 걸 깨달았다. “토미.” 귀여운 이름이잖아, 소년의 행동과 생김새에 딱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나랑 같이 갈래, 토미?” 아담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그의 앞에 손을 내밀었다.

토미의 시선이 아담의 얼굴에서 내려와 손끝에 머물렀다. 또다시 생각에 빠진 것처럼 표정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잠깐 동안 아담의 손가락을 빤히 바라보는 것 같더니, 곧 고개를 앞으로 내밀었다. 쏙 내민 분홍빛의 혀가 손가락 끝을 할짝였다. 반사적으로 아담은 훽 손을 내뺐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바였다. 뱃속이 조금 일렁거리는 기분이었지만, 곧 털어버렸다.

그리고 그때, 토미의 표정이 풀어지더니 곧 두 눈이 접히고, 입 꼬리가 살며시 올라갔다. 입가를 가리는 가는 손가락들 사이로 키득키득 어린 아이 같은 웃음소리가 세어 나왔다.

한 쪽 눈썹을 치켜 올리며, 아담은 그가 인간 소년이라기엔 이상한 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동시에 흥미가 이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었다.

“자, 일어서.” 그는 토미에게 말하며, 허리를 숙여 팔 아래로 손을 집어넣고 그대로 붙잡아 끌어 올렸다. 하지만 그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토미는 항의하듯 신음하며, 팔을 휘젓고 발을 동당거리는 것도 모자라, 갓 건져 올린 물고기마냥 몸부림쳤다. 하지만 아담은 그를 놓지 않았고, 넘어지지 않게 확실하게 붙잡은 뒤,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거라고 그에게 말했다. 토미는 너무나 쉽게 휙 들어 올려 졌고, 아담은 그냥 이대로도 아무 문제없이 어디든 데려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를 붙잡았던 손을 놓아주고, 토미가 두 발로 비틀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결국 몇 초 지나지 않아, 그는 아담의 가슴 앞으로 폭 쓰러졌고, 두 팔이 정처 없이 흔들렸다. 재빨리 몸을 떼어낼 것이라고 아담이 생각했던 바와는 다르게, 대신 저보다 훨씬 큰 사람에게서부터 전해져오는 온기가 맘에 들었는지, 토미는 좀 더 가까이 바짝 다가붙었다. 순식간에 가는 두 팔이 아담의 등 뒤로 감기고, 그는 더욱 가까이 안기려는 듯 달달 떨리는 두 다리로 종종걸음 치듯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떼어내 아담에게로 빈틈없이 다가섰다. 아담은 토미가 저에 비해 얼마나 작은 지 그제야 실감 할 수 있었다. 그 차이가 yeah, 상황이 어쨌든 꽤나 맘에 들었다.

“그나저나,” 그가 다시 입을 열자, 토미는 고개를 들고 빤히 그를 올려다보았다. “아담, 내 이름이야.” 그는 자기소개와 함께, 사람 여럿 울린 완벽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먼지로 뿌연 토미의 두 뺨이 분홍빛으로 달아오르는 게 어렴풋이 내비쳤다.

“후,” 그 모습에 그는 한 숨을 내쉬었다. “넌 우선 목욕부터 좀 시켜야겠다.” 알아듣든 말든 혼자 다짐하며, 아담은 토미를 가볍게 안아들고 골목을 빠져나왔다. 머릿속은 이 상황을 어떻게 다른 동료 과학자들에게 설명해야 할지로 가득 차 있었다.

지금까지 토미가 겪어온 것이 무엇이든, 모든 것들이 바뀔 거라는 걸 아담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때 당시만도, 토미를 그 골목에서 데려오는 게 좋은 생각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단지 혼자는 절대 살아남지 못할 거라는 걸 깨달은 후, 토미를 그곳에 내버려두는 건 인간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는 분명 배고픔에 허덕일 테고, 그에 더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사실이었다. 어느 누가 아담의 행동에 대해 꾸짖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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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로, 그들은 지금 같은 침대에서 잠에서 깨었다. 아담이 침대에서 일어서며 밤 새 뻐근해 있던 팔을 머리 위로 쭈욱 뻗자, 토미 또한 바로 그의 행동을 따라했다. 침대 위에서 어기적거리며 내려와 머리 위로 두 팔을 쭈욱 뻗었다. 작은 몸에 걸쳐진 아담의 커다란 티셔츠 아래로 새하얀 허벅지가 드러났다. 더 위로 끌어올려지기 전에, 아담은 팔을 내리며, 행동을 곧이곧대로 따라하는 토미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아담과 함께 살기 시작한 이 짧은 시간 동안, 토미는 계속이고 아담의 행동들을 하나씩 따라 하기 시작했고, 느리기는 했지만, 그 습관들로부터 하나씩 생활하는 법들을 알아갔다.

서랍장에서 옷 몇 개를 꺼내 보이며 아담이 물었다. “오늘은 직접 골라볼래?”

토미는 두 눈을 깜박인 후, 고개를 끄덕였다. 아담의 옆으로 후다닥 다가와 발끝으로 서서, 가지각색의 옷들이 개켜져 있는 옷장 서랍 안을 들여다보았다. 토미와 함께 살게 된 이후로 아담은 그의 옷들을 몇 개정도 사놓았다. 집에 있던 옷들이 토미의 작은 몸엔 너무 펄렁하고 크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자신의 옷을 걸친 토미를 보는 게 싫다는 건 절대 아니다. 어쨌거나 토미는 해가 떨어지면 무섭게 옷장으로 달려가 티셔츠가 있는 서랍장안을 샅샅이 뒤져 그 중 하나를 꺼내 입곤 하니까. 주륵 흘러내린 한 쪽으로 보이는 가는 어깨와 아슬하게 덮는 길이 아래로 드러나는 허벅지를 하루 종일 감상하는 건, yeah, 가끔씩은 고문 같은 일이거든.

“아..” 토미는 입고 싶은 옷을 들어 아담에게 내보였다. 아담은 마치 의류 평론가라도 되는 것 마냥 토미가 내민 옷을 살펴보았다. 어두운 색의 워싱된 청바지와 검은 색 티셔츠. 토미는 밝은 색보다는 항상 어두운 색을 고르곤 했다. 이것도 습관인가? 아담은 생각했다. 뭐, 잘 어울리면 됐지.

솔직히 말해, 지금 이건 처음 그를 집에 데려왔을 때에 비하면 거의 천국 같은 일이었다. 토미에게 옷을 입힌다는 건, 예상보다 절대 쉽지 않았다. 스스로 입히는 법을 가르치는 거? 그건 거의 생지옥이었지. 옷을 입혀놓으면 살살 눈치를 보는 듯하더니 곧 몸을 꼼틀거리며 옷을 벗어 던지고, 마치 어린 아이들 마냥 벌거벗은 채 집 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 일 수였다. 그건 아담이 처음으로 그를 목욕시킬 때도 마찬가지였다. 몇 년은 묵은 듯한 때를 벗겨내기 위해 거품으로 미끌거리는 토미를 붙잡아 욕조에 가만히 앉혀놓느라 가진 애를 다 뺐던 일은 well, 언급하지 않기로 하겠다.

하지만, 전에도 말했듯이, 토미는 빠르게 배워갔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부분에선 도움이 필요했지만, 목욕과 옷 입는 데에 관해서는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고 아담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래, 오늘은 그걸로 입어.” 아담은 토미의 손에 들린 옷을 향해 고갯짓을 했다.

토미는 대답하지 않았다. 평소에도 대답이라곤 잘 하지 않는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한 듯이 입고 있던 티셔츠를 낑낑거리며 위로 올려 벗은 후, 속옷 또한 벗으려했다. 아담은 곧바로 토미의 가는 손목을 움켜쥐고, 속옷을 끌어내리려는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 토미의 벌거벗은 몸은 물론 한 두 번 본 게 아니었지만, 최근 들어 토미의 알몸은 그에게.. well, 이런저런 생각들을 심어놓았다. 그리고 그는 할 수 있는 최대한 피하려 애썼다.

“내가 뭐라고 했어?” 아담이 물었다.

커다란 갈색의 두 눈이 깜박였다. 아담의 푸른 두 눈을 바라보던 시선은 강하게 손목을 움켜쥔 손으로 옮겨졌다. “우으..”

“입고 있으라고 했지,” 아담이 확고하게 말했다. “입어. 벗지 말고.”

그 잠깐 동안, 토미의 작은 엉덩이에 걸쳐져 있던 속옷이 주륵 내려가 버렸다. 셔츠도, 아무런 옷도 없이 가만히 멀뚱멀뚱 서있는 토미의 표정은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아담은 등을 돌리고 돌아서야만 했다. 그리고 자꾸 돌아가려는 시선을 붙잡아 옷을 갈아입었다. 토미에게서 등을 돌린 채, 아담은 잠시 돌이켜 생각해 봤다. 저 블론드 녀석은 하루에 반 이상을 스스로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 지 전혀 자각이 없다. 그럴수록 아담은 더욱 그런 그를 어떻게 대해야 좋을 지 알 수가 없었다. 여전히.. 토미는 그의 품 안에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잠자리에 들 때면 언제나 습관처럼 토미는 품 안으로 파고들었고, 맞닿는 그의 피부는 까끌거리면서도 부드러웠다. ‘만지고 싶다’는 그 단순한 충동이 계속이고 아담의 머릿속을 헤집어대곤 했다.

이런 생각들에 그가 빠져있는 동안, 토미는 어느새 그의 뒤로 다가와 있었다. 재빨리 몸 앞으로 감기는 두 팔에 퍼뜩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가슴 위를 누르는 손바닥과 등 뒤로 가까이 달라붙은 몸이 있었다. 벌거벗은 몸, 그는 천 하나 걸치지 않은 완전히 벗은 채였다.

“토미..” 아담은 가슴 앞에 둘러진 손을 붙잡고 떼어내려 했지만, 도리어 더 강하게 껴안길 뿐이었다. 등 뒤로 만족스런 작은 한 숨이 느껴졌다.

그 또한 기분이 좋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는 좋은 것 이상이었다. 두 눈이 스르륵 감겼다.

누군가의 온기를 등 뒤로 느껴본 것은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작고 따뜻한 사람의 온기. 가슴 위를 누르는 손바닥과, 가만히 스치는 작은 손끝, 기분 좋은 느낌에 아담은 길게 한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곧, 맨 살의 등 뒤로 느껴지는 토미의 봉긋 솟아오른 유두와 어깨 뒤를 부비는 귀여운 코끝에 아담은 몸을 경직시켰다. 파르르 떨리는 긴 속눈썹이 피부 위로 느껴지고, 가는 손가락들이 넓은 가슴 위를 돌아다녔다.

아랫배로 익숙한 열이 끌어 오르는 걸 느끼는 순간, 그 열기는 곧이어 전신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이 이상 상황이 어려워지기 전에 그는 멈춰야만 했다. 스스로 참을 수 없어지기 전에.

토미의 손 안에서 빠져나오는 건 쉬웠다. 다만 화난 두 눈이 눈앞에서 반짝이고 있는 걸 상대해야 했지만. 토미는 자신의 손을 힐끗 내려다본 후, 아담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입술은 이미 반 이상 뾰로통하니 튀어나와 있었다. 마음대로 되지 않거나, 아담에게 잔소리를 듣거나, 정말로 화가 날 때면 토미는 언제나 토라져서 입술을 내밀곤 했다. 아담은 뒷목을 한 번 주무른 후, 손을 뻗어 눈앞으로 흘러내린 블론드의 앞머리를 뒤로 가지런히 넘겨주었다.

“아무리 그래도 안되는 건 안돼,” 그는 말했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이미 예상했듯, 토미는 속옷을 벗어버린 모습으로 무언가(?)를 기대하는 듯이 가만히 서 있었다. “옷 입어. 아침 준비해 놓을 테니까. 알겠지?”

토미는 화가 난 듯 발을 굴렀다. 거절당했다고 토미는 생각할 테지만, 아담은 그의 행동이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있었다. 발기했다는 게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어떤 느낌인지 토미에겐 전혀 자각이 없을 것이다. 그런 종류의 것들 또한 가르쳐주지 않는 이상엔 평생 모를지도 모른다. 자위라던가, 섹스.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그런 것들부터 가르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그의 행동은 아직까지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상당했고, 그건 솔직히 말해서 사람보다는 고양이에 가까웠다.

과학자로서 아담은 언제나 세워진 가정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은 ‘실험’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화학 반응이라거나 기계적인 작용의 증명이 아니었다. 그는 어디까지나 인간이었다. 토미는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다. 물론 실험에 대한 유혹은 끊임없이 그를 향해 손짓하고 있었지만, 사람들 간의 관계에 대해 어느 하나 모르는 토미를 실험체로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은 언제나 그를 무겁게 짓눌렀다. 토미가 상처받을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소매 끝을 살그머니 잡아당기는 느낌에 돌아보자, 토미는 어느새 옷을 갖춰 입고 서 있었다. 셔츠를 거꾸로 입지는 않았는지 확인한 뒤, 아담은 미소 지었다. 이전의 토라진 표정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뱃속으로부터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조용히 들려왔다.

“팬케익?” 아담의 목소리엔 웃음이 묻어났다.

토미의 눈이 동그래지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 “..케..히-..”

아직은 서투르지만 말을 따라하려는 그의 모습에 아담의 미소는 더욱 환해졌다. “Good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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