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process 1

by. moodwriter







새 앨범을 준비하는 이 몇 주간, 그들은 일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 일상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토미는 기억할 수 없었다. 글래밀리들과 함께 어울린 후에, 아담의 집에 머물게 되었던 것도 같았고, 아니 어쩌면 아담이 그와 영화를 함께 보길 원해서였던 것도 같았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영화대신 이렇게 지내게 되어버린 것일지도.

그에 대해 아담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한 켠에 있었지만, 그건 어쩌면 마주하고 싶지 않은 무언가를 눈앞에 드러내 버리게 될 것 같았기에 이대로가 좋았다. 이대로만 계속 있고 싶었다.

아담의 침대 위에 엎드려, 침대의 끝 쪽에 턱을 괴고 누웠다. 무릎을 구부리고 발을 앞뒤로 흔들었다. 조용한 오후의 나른한 기운이 몰려왔다.

어느 샌가 이런 행동들은 습관이 되어 있었고, 아담의 침대는 두 사람 모두에게 충분히 크고 넓었다.

아담은 등 뒤의 배게 위에 기대어 있었고, 눈썹 사이로 깊은 선들을 만들어내며 노트 위에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토미는 어깨 너머로 그의 모습을 보지 않고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 선들은 언제나 그 곳에 있었다. 그가 가사를 적을 때면, 무언가를 창조해 내고 있을 때면 언제나.

아담은 새로운 멜로디의 어느 부분을 조용히 흥얼거렸고, 이 부분이야말로 길고 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아담의 목소리, 그 어떤 말도 담겨있지 않은 그 목소리는 부드럽고, 매력적이며, 그 어떤 말보다도 아름다웠다.

그들은 함께 가사를 썼다. 토미는 이렇게 많은 음악들을 만들어내 본적은 처음이었다. 만약 그것에 대해 생각하려 애쓴다면, 이 모든 것들이 두려워질 것만 같았다. 영원히 변하지 않을, 기억 속에 계속 될, 실재하는 그 무언가를 아담은 그에게서 창조해 내길 원하고 있었다. 아담의 목소리에 떨림을 만들어낼 그 무언가를. 아직 그를 이루기엔 부족했지만, 어쨌거나 그건 목표와도 같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상관없었다. 그리고, yeah, 그가 써온 대부분의 곡은 Mouthlike를 위한 것이었지만, 머릿속 한 부분에선 여전히 아담을 위해 곡을 쓰고 있었다. 지금만큼은.

토미는 폭신폭신한 솜털 이불 위에 어질러놓은 종이 뭉치들을 바라보았다. 새로운 곡에서의 어느 부분을 추려내고, 어느 부분을 버려야할지 망설였다. 그는 언제나 너무 많은 부분을 벌려놓았다. 그저 기타를 집어 들고 연주를 시작하며, 머릿속에서 그려내는 음을 찾아내곤 했었기에, 깨달은 후엔 언제나 너무 많은 것들이 눈앞에 있곤 했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것들. 거칠게 흘겨낸 것들은 반짝반짝 빛날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건 운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도와줘?" 아담이 물었지만, 토미는 고개를 내저었다. 아담은 언제나 손을 내밀었고, 그는 언제나 거절했다. 아담에게서 바라는 것은, 그의 존재, 그 하나로 충분했다.

이 2주 동안, 토미는 딱 두 번 집으로 돌아갔었다. 아담의 게스트 룸에서 잠을 잤지만,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그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놓지 않았다. 그건 그 어떤 것을 창조하기에 시간 낭비와도 같은 것이었고, 만약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는 끝없는 가능성이 있지 않았다면, 그들은 어쩌면 웬 종일 굶었을지도 몰랐다.

이런 식으로 하루가 지나가게 될 줄은 몰랐었다. 어쨌거나 아담과 함께 곡을 만들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의 앨범을 위해 가사를 쓰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아담은 여전히 앨범에 들어갈 완벽한 곡을 위해 유명한 작곡가, 작사가들과 만나고 있었다. 토미는 그 곳의 일부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건, 이곳에서 그들이 함께 하는 이것은, 그들만을 위한 것이었다. 언젠가는 이 곳 밖에서 여러 사람들을 향해 불리게 될 노래였지만, 지금만큼은, 이 노래들은 모두 그들만을 위한 것이었다.

마음 한 구석에서 외쳐대는 아담과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는 그 속삭임을 토미는 알고 있었다. 아담이 이곳에 없을 때조차 그는 아담의 집에서 머물곤 했다. 가끔씩은.

유일하게 이곳을 떠날 때에는, 아담의 남자친구가 오게 됐을 때, 그 뿐이었다. 그리고 그가 가고나선, 언제나 같은 패턴으로 그들은 돌아오곤 했다. 토미는 오늘은 아예 베이스까지 챙겨왔다. 보통은 어쿠스틱 기타만 가지고 왔었다.

"자고 갈거야?" 아담이 물었을 때, 토미는 어깨만 한 번 으쓱했을 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한 번도 이에 대해서 물었던 적도, 대답했던 적도 없었다. 왜 그는 지금 이걸 묻는 걸까?

어깨 너머로 아담을 바라보았다. "갔으면 좋겠어?"

아담은 그를 바라보았고, 곧 고개를 기울이며 웃었다. "자고 가."

그 말엔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라고 토미는 생각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 미소에 몽롱해지는 머릿속과 동시에 달콤하게 취하는 기분은, 아무것도 아닌 척 무시해버리려는 노력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그 기분에 빨려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을 어렵게 만들뿐인 질문들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물었다. "피자 시킬까?"  

아담은 배를 가볍게 두드렸다. "다 여기로 간다고?" 그는 웃었고, 눈동자는 반짝였다. 노트가 그의 무릎에서 떨어졌다.

"중국음식? 타이? 인도? 뭐가 좋아?" 토미는 바지 뒷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아무거나 말해봐."

"멕시칸?" 아담이 한쪽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말했다. 그의 표정은 언제나 놀랍도록 풍부했고, 감정의 변화가 뚜렷했다. 느끼고 있는 감정이 무엇이든 언제나 그의 얼굴엔 나타났다. 그것이 아담 램버트에 대해 토미가 생각했던 첫인상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는 놀라웠다.

토미는 입술을 비쭉이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멕시코 음식은 5일 동안 지겹도록 먹었잖아. 너 이거 지금 나 질리게 만들려는 속셈인거지?"

"드디어 눈치 채셨네," 아담은 중얼거리며, 침대에서 일어나 토미를 내려다보았다.

"뭐? 난 너처럼 풀만 먹고는 절대 못 살아!"

아담은 욕실로 들어갔고, 문을 닫기 전에 말했다. "먹고 싶은 걸로 시켜."

토미는 핸드폰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수많은 번호들이 손가락 아래로 지나가는 사이로, 여기서 가까우면서도 가장 좋아하는 음식점 중에 하나인 인도 레스토랑의 번호를 발견했다. Butter Chicken.

전화를 걸어 주문을 하고, 침대에서 일어서서 그가 가져온 아쿠스틱 기타를 집어 들었다. 무릎 위에 기타를 얹고 다시 침대 위에 앉았다. 오랫동안 써 온 노래의 한 부분을 연주했다. 지금까지 만들어낸 많은 멜로디들이 그러하듯 이것 또한 우울한 음을 그리고 있었다. 가끔씩 그는 그의 안엔 퇴색한 남자 한 명이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쓰디 쓴 기억을 가지고 상처받은 채 살아가는 퇴색한 남자. 그에게서 나오는 모든 곡들엔 어쩔 수 없는 슬픔이 있었다. 그렇다고 우울증에 걸렸다거나 한 건 아니었다. 영혼이 시들어 버린 것 또한 아니었다. 그건 그저 노래일 뿐이었다.  

"아름다운데," 문가에 기대선 아담이 말했다.

"가사 붙이고 싶어?"

그는 한 번도 이런 질문은 한 적 없었고, 아담은 마치 토미가 배라도 걷어찬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괜찮겠어? 마이크한테 먼저 물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담은 당연할 걸 묻고 있었다.

토미는 웃었다. "왜? 내가 쓰는 게 꼭 다 Mouthlike를 위한 건 아니라구."

아담은 그의 옆으로 다가와 앉았고, 노트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토미에게 다시 한 번 연주해 줄 것을 부탁했다. "1절과 2절 사이에 간주가 없네." 조금 후에 아담이 말했다.

그는 아담을 바라보았고, 그 말이 맞다는 것을 깨달았다. "Fuck.." 일부러 빼먹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집어넣을 수 있는 것 또한 아니었다. 하지만 좋은 곡엔 항상 1절과 2절을 이어주는 다리가 있었다. 듣는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해주는, 같은 부분이 연이어 반복되지 않도록 해주는 그 부분이 필요했다.

토미는 간주가 들어가야 할 곳을 다시 연주하며, 그 노래 사이에 어울리는 멜로디를 덧붙였다. 마치 원래부터 그 곳에 있었던 것처럼. 어떻게 자신이 이럴 수 있는지 그조차도 알 수 없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것은 훨씬 더 두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어쨌거나 그는 했다. 할 수 있었으니까.

"여기 적어," 비어 있는 악보노트를 건네며 아담이 말했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연주를 하고, 코드를 아래에 적어 넣고, 또 다시 연주를 했다. "어느 부분을 빼야할까?" 간주 부분을 끝내자마자, 물었다. "이건 너무 길어."

"Bohemian Rhapsody는 5분 55초야." 아담이 말했다.

"난 Mercury가 아니잖아." 토미는 말했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오늘 하루가 이상하리만치 길게 느껴졌다. 등은 아팠고, 뱃속에선 웃긴 소리마저 터져 나왔다. 음식을 시킨 건 정말 좋은 생각이었다.

아담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 "Yeah, 하지만 넌 너잖아? 이 세상에 너와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그 말에 토미는 얼굴을 붉혔다. 그건 너무 갑작스러웠고,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좋을지에 대해 전혀 준비할 만한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고마워." 얼굴 앞으로 흘러내린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손으로 무언가를 해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으니까.

"진심이야." 아담의 목소리는 어느 샌가 진지해져 있었다.

토미는 웃었다. 그 웃음소리는 목구멍에 막혀 조금 웃기게 흘러나왔다. 그가 하는 일이 무엇이든 그는 그 일이 맘에 들었다. 그에 대한 모든 것들이 좋았다. 하지만 가끔씩은 지금보다 더 잘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아담이 무언가 말을 꺼내려는 찰나, 토미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리고 그는 웃기게도 그 상황에 안심했다. 배달원은 문 앞에 와있었고, 아담은 문을 열었다.

배달된 음식들이 반 쯤 비워졌을 때야,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배고픔은 언제나 채워졌을 때야 비로소 깨닫곤 하는 것이었다. 그건 정말이지 멍청한 짓이었지만, 토미는 상관치 않았다.

"다음 공연은 언제야?" 음식을 입가로 가져가는 도중, 아담이 물었다.

"4월 초 쯤." 흘러내린 앞머리 사이로 토미는 아담을 바라보았다. "올 수 있어?" 그 말 또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입 밖으로 내본 적 없는 것이었다. 몬테 또한 공연장이 작았기에 기대하지 않고 있었고, 아담 또한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그 곳에 온다면 정말 최고의 공연이 될 것이었다. 공연은 재밌었고, 물론 가끔씩 예상치 못한 상황도 있었다. 공연이 아닌 그를 볼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 또한 많았으니까, 그리고 그들 중엔 에티켓을 지키는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 토미는 어째서 사람들이 언제나 그에겐 글래머러스한 어떤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들의 눈에 비친 자신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단 한 번도 자신 외에 다른 어떤 사람처럼 행동했던 적은 없었다. 있는 그대로의 멍청하고 철없는 모습 그대로.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이 그를 향해 멋지다 라고 말을 건네올 때마다 이상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물론, 음악을 좋아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 뿐이었고, 대안책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생각에 빠져있는 동안 아담이 조용하다는 걸 깨닫는 데엔 조금의 시간이 걸렸다. 다시 아담에게 시선을 주었을 때, 그가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뭐야?"

"아무것도. 그냥.. 아무것도 아냐." 아담은 테이블 위를 치웠고, 빈 그릇들을 세척기 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남은 음식들을 냉장고 안에 넣었다.

"뭔데? 말해봐."

아담은 한 손에 행주를 쥐고, 부엌 싱크대와 카운터 위를 닦았다. 깊은 생각에 빠진 채로. 토미는 아담의 그런 모습이 좋았다. 언제나 좋았다. 아담은 청소하고 정리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건 그에게 명상의 기회를 제공하곤 했으니까. "최근 들어 우리가 함께 있는 시간이 늘은 것 같아." 아담의 목소리는 조용했고, 마치 말하고 싶지 않은 사실을 힘겹게 말하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

"알아." 그는 아담이 여기서 말을 멈춰주길 바랬다. 이대로 내버려두길 바랬다. 아직 부서지지 않은 것을 굳이 뜯어고칠 필요는 없었다.  

"어째서?" 아담은 물었고, 토미를 향해 돌아섰다.

그래, 바로 그거였다. 아담은 그저 집어삼키고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글쎄. 좋으니까? 꼭 이유가 필요해?"

아담은 한 숨을 내쉬었다. "난 읽을 수 있어, 토미." 그의 시선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네 마음을 읽을 수 있어."

토미는 긴장하지 않으려 애썼다. "뭘 읽었는데?"

"모르겠어. 그래서 묻는 거야."

"왜 우리가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은 거야?" 솔직히는, 지금 이 대화의 근처의 근처에라도 다가가고 싶지 않았다.

아담은 손을 들어 머리칼을 쓸어 넘겼고, 손등으로 입술을 훔쳤다. "아니."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뭔가 조심해야 할 것이 있는지 알고 싶을 뿐이야."

그리고 토미는 완전한 대답의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조심이라니? 무슨 뜻이야?"

"신경 쓰지마." 아담은 돌아섰고, 거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노래나 마무리 지을 게 있는지 보자. 곧 자야할 것 같으니까."

아담의 뒷모습에 토미는 얼굴을 찌푸렸다. 이건 정말 웃기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아담은 그가 어떤 말이라도 할 수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그 또한 이와 같은 말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담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았고, 아마도 토미가 이에 대한 말을 하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을 확실하고도 정확하게 읽었던 것이라 토미는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서, 천천히 아담의 뒤를 쫓아갔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신경 쓰여 미쳐버릴 것 같았다. 마치 모든 게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아서. 깨닫지 못한 그 사이로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러 버린 것만 같았다.

침대 위, 아담의 옆에 앉아, 기타를 집어 들고 연주를 시작했다. 적어도 그 순간에 만큼은, 생각이라는 것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아담은 가사를 적었고, 토미에게 각각의 파트를 다시 연주해 줄 것을 요구했다.

어느 순간, 토미는 시간을 확인했고, 시간은 이미 새벽 2시를 지나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서는 여전히 이른 시간이었지만, 아담에게 있어선 늦은 시간이었다. 아담과 지내는 동안, 아담의 잠자리 패턴에 익숙해지는 법을 배웠다. 그건 곧 그가 평소에 잠드는 시간보다 더 빨리 자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니 적어도 침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침대로 돌아가면 잠 또한 그를 찾아왔다.

"시간 늦었어," 아담을 바라보며 토미는 말했다. 그리고 아담의 손에 들린 펜으로 엉망이 된 페이지의 한 부분 또한 눈에 들어왔다. "봐도 돼?"

아담은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나중에."

토미는 하품을 하고, 등과 팔을 쫙 뻗었다. "나 정말 졸린 것 같아."

"네가?"

검지로 아담의 옆구리를 폭 찌르고, 아담이 보복하기 전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Yeah, 내가. 난 이제 그만할래. 잘 자."

아담은 한 마디로 그를 멈춰 세웠다. "토미."

그의 목소리는 굉장히 진지해서, 모든 게 이 순간에 달린 것 같은 착각까지 일었다. "왜?" 토미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괜찮은 거지?"

그건 대체 무슨 의미야? 지금 그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 "괜찮지 않을 이유라도 있는 거야?" 그 외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기에 물었다. 하지만 알고 있었다. 내일 당장이라도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그는 알 수 있었다.

아담의 조금 긴장된 웃음소리가 들렸다. "뭔가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기분이야. 난.. 지금까진 아무 얘기도 안했지만.. well, 어쨌거나 벌어져버린 일이니까. 하지만 이대로 아무렇지도 않은 척 계속 있을 순 없어. 그리고 무엇보다.." 아담은 말끝을 흐렸고, 어떻게든 말을 완성시켜보려 애썼다. 아마도 그저 여기서 입을 다물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나에게 넌 세상을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다는 거 알고 있지?"

물론, 알고 있었다. "알아," 조금 말을 멈추었다. "내일 집으로 돌아갈게."

아담은 날카로운 숨을 삼켰다. "그런 뜻이 아냐."

"알고 있어. 하지만.. 돌아갈게." 그는 지금 마음을 잡았다. 그저 아담의 침실에서, 그의 집에서 나가고 싶을 뿐이었다. 이 공간의 밖으로. 지금 당장이라도 차에 올라타, 멀리로 운전해 갈 수 있었다. 그 편이 오히려 쉬웠다. "잘 자." 아담이 다른 말을 내뱉기 전에 방을 나왔다.

잠들 수 없었다. 물론 마음 한 켠에 무언가가 생겨나고 있다는 걸 그 또한 알고 있었다. 자신이 멍청했던 탓이었다. 몇 주 전부터, 아니 몇 달 전부터 이미 생각하고 있었다. 아담에게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려하는 자신에 대해. 그것을 깨닫기까지는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했고, 그리고 지금, 그는 여기에 있었다. 필요함을 구하는 채로.

두 시간 내내 잠들지 못하고 깨어있는 동안,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Rolling Stones의 투어에 대해 적힌 책을 읽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결국엔 침대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그 곳엔 테이블 앞에서 물을 들이키고 있는 아담이 있었다.

"좋은 아침," 아담이 말했다. 아직 시간은 5시도 채 되지 않았다. 아침도 아닌, 한 밤 중이었다.

토미는 고개를 끄덕였고, 냉장고를 향해 다가갔다. 쥬스를 마시고 싶었다. 입 안에 가득한 쓴 맛을 없애줄 수 있는 달콤한 것이 필요했다. 냉장고 안엔 사과 쥬스가 있었다. 식료품점에서 그가 사온 것으로, 이미 알고 있었다.

아담의 맞은편에 앉았다. "너한테 중독되어 버린 것 같아," 그는 말했고, 아담은 정말 일생일대의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네가 곁에 있으면 숨쉬기 편해져. 여기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 미안해."

"뭐가?" 다른 할 수 있는 많은 말이 남아 있음에도 아담은 그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토미는 미소를 지었다. 그의 놀란 모습은 이제 익숙한 것이었다.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어버려서. 이렇게 오래 머물 생각은 아니었어."

아담은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진지했지만, 조용했고 깊었다. "그건 상관없어. 난 그저.. 엉망으로 만들고 싶지 않을 뿐이니까."

"엉망?" 토미는 아담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미소를 띄운 채로. "엉망인건 지금 내 머리 속 뿐이야."

"난 네가 행복하길 바래. 슬퍼하는 건 원하지 않아. 내가 바라는 건 그게 다야."

어떻게 그가 슬퍼할 수 있겠어? 그가 꿈꾸던 모든 것들이 거의 이루어졌는데. "아담, 이 이상 내가 행복해 지는 건 불가능해."

"무슨 얘기 중이었지?" 아담은 보이는 것만큼이나 혼란스러워 보였다. 토미는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에 대한 답을 들려줄 수는 없었다.

그는 조금 소리 내어 웃었고, 손 안으로 얼굴을 감췄다. "피곤해.. 우린 지금 아마도 엄청 얇은 얼음판 위에 서 있을 거야."

"무슨 소리야?"

"지금까지 내게 이렇게 소중한 사람은 없었으니까." 그거였다. 결국은 말했다.

아담은 그저 그를 바라볼 뿐이었고, 생각에 지친 그의 눈 아래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러니까, 난 오늘 집으로 돌아 갈거야." 테이블 위로 몸을 기대고 팔 사이로 고개를 파묻었다. 갑작스레 모든 게 슬퍼졌다. "집으로 돌아 갈거야."

아담은 손을 뻗었다. 손에 거의 닿았다 싶었을 때, 다시 손을 거두었다. 지금 그의 얼굴 위엔 온통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는 단 한 번도 토미가 곁에 있을 때, 표정을 숨긴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숨기려하고 있었다. 그를 상처주는 것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다. 전혀. 그 생각만으로도, 그 어떤 것보다도 그 생각이 토미에겐 상처였다.

토미는 의자에서 일어섰다. 더 이상은 견딜 수 없었다. "좀 더 잘래," 부엌을 나서기 전에 말했다.

짐을 쌌다. 기타를 케이스 안에 집어넣었다.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많은 것들을 가지고 와버렸는지 알 수 없었다. 좀 더 길게 머물러 있을 생각이었던 것처럼. 아니, 다시는 여기를 나서지 않을 생각이었던 것처럼.

두 번이나 짐을 들고 아담의 집을 나서야 했다. 그만큼 많은 것들이 아담의 집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그의 손엔 아무것도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저 새로운 것들을 이곳으로 매일 마다 가져오기만 했었다. 아담의 남자친구가 그걸 깨닫지는 않았을까 궁금했다. 더 이상 생각들이 깊은 곳을 파먹기 전에 그만두어야만했다.

아담은 다리를 꼰 채로 문가에 서 있었다. 머리 위로 손을 들어 올린 채, 문가에 기댄 탓으로, 그의 티셔츠는 조금 올라가 있었다. 그는 토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토미 또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손을 흔들 뿐이었다. 잘 가. 또 봐.

차를 출발시키자마자 불에 데인듯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신호등 앞에서 차를 멈춰 세웠다. 파란불이든 빨간불이든 상관없었다. 깊게 호흡을 내쉬며, 스스로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사람들은 말하곤 했다. 그와 아담에 대해서. 몇 만개의 이야기들이 지금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사실에 가까운 것은 없었다. 그 사실이 무엇인지 그는 알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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