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 what you mean (or, mean what you say)

by. ifeelbetter (original link:  here)







이런망할놈의주둥아리! 아서는 생각했다. 그리고 들었을 게 분명한 임스를 바라보며, 그대로 움직임을 멈추고 그가 방금 아무 생각없이 내뱉었던 말 -이해의 측면에서 보았을때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와 같은 수준- 뒤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 씨발. 단 한마디를 추가로.  

"다시 한번 말해줄래?" 임스가 말했다. 어째서 지금 같을 때만 그는 좇같이 예리하게 구는거지? 어째서 이런 걸로 머리를 쥐어싸매고 고민해야 되는거지? 썩어죽을 때까지 못 고칠 그 버릇처럼 그가 지금 그저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인지 아님.. 알게뭐야, '아님' 따윈 개나 주라지. '아님' 뒤에 올 말은 임스의 눈빛이 바라고 있는 것임에 틀림없었으니 그는 절대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임스는 지금 장난칠 생각으로 입술 끝을 재수없게 올리고 있긴 했지만.

"싫어," 아서가 말했다.

"난 진짜 정확히 못들어서 그런거거든, dear." 임스는 들고있던 폴더를 들어올려 손으로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 파일 말한거야?"

"너 알면서 일일이 따지-" 악물은 이빨 사이로 아서가 말했다.

"아니 난 또 유서프한테 부탁하는 건 줄 알았지." 자신은 결백하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임스가 대꾸했다.

"널 말한거라고 난 100퍼센트 확신했는데." 유서프가 말했다.

"유서프한텐 파일 없거든, 이 멍청아." 아서가 말했다.

"좋아 그럼, 혼동을 막기위해," 그는 아서의 말을 기어코 다시 듣고야 말겠다는 듯 확고했다. "한번 더."

아서는 미간을 누르며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파일 넘겨." 임스는 움직이지 않았고, 아서는 한 숨을 내쉬었다. "달링."

"그게 지금 나한테 한 말이라는 거지?" 임스의 그 히죽거림은 이제 완전히 도를 지나치기 시작했다. 비록 그의 눈은 아직 비웃는 단계까진 아니었지만, 그 빌어먹을 '아님'의 뒷말은 여전히 그의 눈 안에 머물러 있었다.

"너 그 파일 줄 생각없지?"

"원래 말이란 게 참 미묘하면서 불확실한 거잖아, my pet." 잔소리하듯 임스가 말했다. "네가 아무리 신중한 표현을 골랐다고 해도 듣는 사람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거니까."

"난 파일 넘기라고 말한 거 밖에 없거든."

"내가 부탁하는 건 그냥 좀 더 정확한 표현일 뿐이야." 임스가 의자를 밀며 설탕에 쩔은 괴물마냥 어슬렁어슬렁 느리게 아서의 앞으로 다가왔다. "네가 말한 '파일 넘겨, 달링'의 뜻이 단순히 파일을 넘겨달라는 뜻이었던 걸까, 아님," 이 '아님'이라는 말이 이렇게 성가신 말일 줄은 이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 "그 달링에게서 뭔가 다른 걸 원했었던 걸까?"

유서프는 역겨우리만치 입을 크게 벌렸고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물고 신나게 씹으며 말했다. "후자에 50달러."

"닥쳐." 아서가 날카롭게 경고했다.

"이런, 이런," 임스는 아서의 팔이 기대어 있는 책상 위로 다리를 올려 놓으며 말했다. "불쌍한 유서프한테 화풀이하지 말라고?"

"내 생각엔 화풀이라기 보단 그 좀 더 욕구에 관련된-" 유서프는 음식물로 입안을 가득 채운 채 의미심장한 미소로 말을 끊었고, 목구멍으로 꿀꺽 집어 삼킨 후에 말을 이었다. "뭐, 알잖아?"

"닥쳐." 이번엔 좀 더 큰 목소리로 아서가 쏘아붙였다.

"네가 관심 가질 대상은 그 쪽이 아니지." 임스가 아서의 턱을 손으로 그러쥐고 얼굴을 돌려 마주봐왔다. "좋아, 다시 정리해 보실까. 어디까지나 정확히 하기 위함일 뿐이야. 이 방에서 누가 너의 달링이라고?"

"그런 뜻이 아니-"

"정확히 하기 위해."

임스가 그의 턱을 손끝으로 톡톡 건드렸을 때 아서는 마른침을 꿀꺽 집어 삼켰다. 얼굴을 자꾸 건드려대는 그를 주먹으로 갈겨버리고 싶을 정도로 자신이 지금 화가 난 것인지 아님 -또 이놈의 염병할 '아님'이다- 뭔가 다른 걸 기대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도 전혀 알 수 없었다.  

"너한테 한 말이야." 결국 그는 말했다.

"그럴 줄 알았어." 임스는 아서의 의자를 돌려세웠고, 그 바람에 두 사람은 마주보게 되었다.

"네가 말한 '파일 넘겨, 달링' 그거 말이지." 그는 팔을 들어 아서가 앉아 있는 의자의 팔걸이 위로 가져다 놓았고 아서의 몸은 이제 그의 팔 안에 갇힌 꼴이 되어 있었다. "그건 파일을 넘겨달라는 뜻이야, 아님, 파일은 넘겨두라는 뜻?"

"파일엔 이중적 의미따윈 없어, 임스." 아서가 말했다.

"나한텐 분명히 이중적으로 들렸는데." 유서프가 말했다.

"닥쳐." 아서와 임스가 동시에 말했다.

"좀 솔직해져 봐, pet." 좀 더 아서의 앞으로 몸을 기울여오며 임스가 말했다.

"난-"  그는 소리내어 말하려 했지만, 정말로, 하지만 어차피 이런 등신머저리같은 문장 짜맞추기 놀이는 대꾸한다한들 끝없이 왔다갔다 반복될게 뻔했고, 대답은 언제나 이중적으로 들릴게 확실했으니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무엇보다 눈앞에 임스의 멋드러진 다리가 보이는데, 어떻게 세상에 그걸 표현하는 말이 한가지 밖에 없을 수 있겠어. 그런 이유로, 그래, 그는 그 말을 내뱉었던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테지- 파일은 치워버려.

아서는 머리카락 한 올 차이로 멀어져 있던 그들의 입술 사이를 그대로 막아버렸다. 그리고 임스의 말버릇처럼, 그들의 키스는 어느 시인이 적절한 단어를 찾으려 평생을 걸고 덤벼드는 것과 같았고, 그들의 키스는 포커칩을 뒤집고, 주사위를 굴려 토템에 모든 존재를 내걸 수 밖에 없을 때와 같은 것이었다. - 현실이라는 건 가끔씩 터무니없는 것이기도 하거든.

"것봐, 내가 말했잖아?" 유서프가 큭큭거렸다.

그 순간 파일은 정확히 그의 얼굴을 강타했고, 펄럭이는 종이 쪼가리들이 발밑으로 흩어져 내렸다.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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