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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wd

by. fleshflutter (original link:  here)







딘의 위장은 텅 비어있었음에도, 공허감과 묵직함이 동시에 느껴져 뒤틀리는 것만 같았다. 목구멍은 경련을 일으켰고, 구역질이 넘어왔지만 위액만이 토해져 나올 뿐이었다. 음식다운 음식을 삼키지 못한 채 몇 달 동안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심지어 구역질이 가라앉았을 때도 토기때문에 덜덜 떨어야 했다. 벽에 등을 기대고 서서, 구역질을 하지 않고 숨을 쉬려 노력했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간신히 벽에 기대어 섰다. 비틀거리며 역겨운 썩은 내가 진동하는 모텔로 돌아갔다. 빛은 희미하고 어두웠다. 방은 흐트러진 침대와 신문지 조각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달갑지 않은 방이었지만, 그래도 안전했다.

탁자 위에 지도를 펼치고 두 눈이 지도에 그려진 길을 제대로 찾을 수 있게 될 때까지 비볐다.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짚었다. 그 길은, 딘이 할 수 있다면, 약 7시간 정도의 긴 여행이 될 것이었다. 우선은 휴식을 취해서 체력을 회복해야만 했다. 서랍 위에는 거의 먹지않은 피자가 담긴 상자가 있었다. 상자의 뚜껑을 툭 쳐서 열어, 간신히 피자를 씹어 삼켰다. 차갑고 느끼했다.

침대 끝자락에 털썩 앉아, 잠을 청했다. 제발 하느님, 꿈을 꾸지 않게 해주세요. 제발...

밖으로부터 폭발음이 들려왔고 뒤이어 비명이 쏟아져 나왔다. 신경은 날카로워졌고, 땀에 젖은 채로 딘은 떨기 시작했다. 숨이 가빠졌다. 지금까지 계속 도망쳐 왔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었나 보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손가락에 닿는 불쾌하고 차가운 느낌을 참아가며 총을 잡았다. 대다수의 무기들은 임팔라 뒤에 두고 왔지만 이제와서 짐 따위를 챙겨오는 것에 위험을 무릅쓸 수 없었다. 당장 이 곳에서 나가야만 했다.

문고리에 살짝 손을 얹어, 조용히 열고 난 후 복도를 응시했다. 조용했다. 딘은 바보가 아니었다. 심장이 가슴에서 어지럽게 고통스럽게 뛰었다. 심장의 고동을 억지로 참고 몸을 제대로 가누려 애썼다. 숨을 낮게 내쉬며 복도로 걸음을 옮겼고 뒷문으로 움직였다.

'제발!' 또 다른 비명소리가 딘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여덟 명이 죽어 있었다. 그들은 아마 딘 때문에, 딘의 도망 때문에 죽은 것일 터였다. 죽은 사람들은 더 있을 것이다. 요 몇 달 동안 딘이 있는 모든 곳에는 딘을 도와주었거나 어쩌다 재수 없게 그 곳에 있었던, 그런 사람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딘은 자신을 좀 먹어들어가는 죄책감을 느꼈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짧게 차오르는 숨을 내쉬었다. 또 다시 죽은 사람이 딘의 가슴에 파고들었다.

모퉁이 근처에 있는 뒷문으로 걸음을 서둘렀다. 등은 아파왔고 위장이 조여들어왔지만 아파할 시간따위는 없었다. 고통을 느낄 시간조차도 없었다. 문은 바로 그의 앞에 있었고 손이 문고리에 닿았다. 그는 문고리를 뒤틀었지만 무언가에 막혔거나 잠겼는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꼼짝없이 갇혔다.

어깨 뒤를 흘끗 쳐다 본 딘은 공포에 잠식되어 절망했다. 몸으로 힘껏 문에 부딪혔다.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딘은 헐떡였다. 숨통에서 쉿쉿 소리가 나는 듯했다. 심장박동은 더욱 커지고 빨라졌다. 고통스러웠다.

어깨가 문에 부딪힐 때마다 상처가 쑤셔왔지만, 딘은 문을 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이곳에서 나가야만 했다.

"Oh, God. 다행이야."

모두 끝났다. 딘은 시체처럼 싸늘히 식어갔다.

뒤를 돌아보았다.

샘은 죽은 사람들의 피로 뒤덮혀 있었다. 걱정을 담은 그 두 눈동자와는 어울리지 않는 얼룩이 그의 뺨과 윗입술에 묻어 있었다. 샘은 천천히 딘에게 다가왔다.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형을 찾느라고 온 사방을 다 뒤졌어. 미치는 줄 알았다고."

딘의 입술 사이로 떨리는 웃음이 나왔다. 딘은 샘의 가슴에 총을 겨눴다. 방아쇠를 당길 수 있을까? 샘을 죽이면 무엇이 달라지는거지? 상관없었다. 샘은 계속 다가왔다. 샘의 손이 총에 가까워졌다. 샘은 순간 손을 뻗어 딘에게서 총을 빼앗았다.

"그러지마." 계속 다가오면서 샘이 말했다. "그러면 안돼. 형도 과도한 스트레스가 아기에게 나쁘다는 걸 알잖아." 샘은 딘의 비정상적으로 부풀어오른 배에 조심스럽고 경건하게 손을 올려놓았다. "Wow, 몸이 많이 불었네, 형!" 샘은 그의 손이 놓인 배를 내려다보면서 사랑스러운 듯 피묻은 손가락을 넓게 폈다. "혹시.. 발로 차기 시작했어?"

딘에게선 대답따윈 없었지만 샘은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 딘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딘을 안심시키려 했지만 딘은 공허한 침묵만을 만들어내고 있을 뿐이었다. 딘의 얼굴을 마주보게 만들었지만, 딘이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는 것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듯했다. 샘은 딘에게 부드럽게 키스했다. 샘은 절실함을 가득 담아 키스했고, 딘이 마치 유리인형이라도 되는 것 마냥 충동을 억제하고 조심스레 만졌다.

샘이 딘에게서 떨어졌을 때, 샘은 떨리는 미소를 지었다.

"형은 날 너무 걱정시켰어." 샘이 속삭였다. 샘의 손이 다시 딘의 배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괜찮아. 우린 새로운 가족을 가지게 될 거야. 항상 형이 원했듯이. 형, 나, 그리고 우리 아기. 형과 아기 모두 행복하게 만들어 줄께. 그런 세상을 만들어 줄께."

딘의 눈이 절망으로 감겼다. 눈물이 뺨을 타고 조용히 흘러 내렸다. 부숴져버린 흐느낌은 딘의 숨을 죄어 왔다. 샘은 두 팔을 들어 딘의 몸을 안아, 가슴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샘의 손은 여전히 딘의 배 위에 얹혀져 있었다. 샘은 낮게 웃으며 즐거운 듯 말했다.

"호르몬 때문이야." 샘이 딘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호르몬이 형을 슬프게 만드는 것뿐이야. 걱정하지마. 지켜줄게. 형과 아기 모두 지켜줄 테니까."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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